잃어버린 것들을 찾기 위한 공간

여행으로 공백 채우기/여행 시 9

# 경기도 양주시 남면 감악산로 467 달콤한 게으름

경기도 양주시 남면 감악산로 467 달콤한 게으름 욱공백 정적을 살짝 빗겨나듯이 들려오는 고요한 노랫가락과 민들레를 닮은 샛노란 꽃차 순간을 풍요롭게 만드는 서재속에 글자들... 푸릇푸릇한 잎사귀에 똑똑 떨어지는 빗소리까지 넋놓고 몸과 마음을 세상에 맡긴 채 한없이 게을러져본다 달콤한 게으름 넌 내게 나태함이 아닌 넉넉함을 주고 가는구나 #추천곡 : Youtube - 숲에 떨어지는 잔잔한 빗소리 ASMR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오남리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오남리 욱공백 쉴새없이 파동치는 너울에도 바람은 고요하고 공기는 적적했다. 지 혼자 바삐 움직이는 물소리 탓에 무거운 사념에 잡히다가도 사부작거리는 낙엽소리에 깨어 나무 향에 취해본다. 물결에 걷다 나무 향에 멈추기를 반복 이윽고 잔잔한 어둠이 다가올 무렵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편안히. 근사하게 멍해진 나를 발견한다. #추천곡 : Mozart - Adagio in C major, K. 356 (Guitar arr.)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제부리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제부리 욱공백 물과 서화사이 그 사이에서 수줍게 얼굴을 내밀다 숨는 길. 찰나에 순간마다 다채롭게 변모하는 것이 관념을 사로잡는다. 쉴새없이 모양을 바꾸는 세상은 내게도 바뀜을 강구하였지만 이곳은 혼자서만 한다. 내게는 가만이 있으라면서, 덕분에 깨닫는다. 쉴새없는 변화가 고약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추천곡 : 이한철 - 흘러간다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욱공백 냉담하리만큼 차가운 한기에도 현요하게 따뜻하였다. 고뿔을 머금고 망연히 나지막한 물결을 바라보다 멈춰서기를 반복. 청량한 하늘과 고요한 호수에게, 앙상한 나무와 수놓은 다리에게 수없이 교감을 시도해본다. 그렇게 공간과 물아일체가 되어, 서동과 선화공주가 소곤거리던 징검다리에서 당신들의 사랑을 지레 짐작해본다. 그리고 정자에 발을 디디며 마침내 알아차린다. 내가 있었기에 당신들은 절실히 사랑할 수 있었다 #추천곡 : 성시경 - 두사람

#서울 성북구 종암로34길 12

서울 성북구 종암로34길 12 욱공백 문득 들린 스무걸음 남짓한 무대가, 만만걸음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내면의 정온을 건네고 있다. 생전 들어본 적없는 낯선 타지사람의 목소리가 취향 아닌 재즈풍 가락과 뒤섞여 들려오는데 나는 그 소리가 시끄럽고 감미로워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한 채, 소리죽여 눈 감고 귀 구부려본다. 어디 방언인지... 가락 속에서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주고 받는 타지 사람의 목소리를 넋 놓고 듣다보니, 의외스럽게도 나에게 차곡차곡 위로를 주고 있었다. 위로란, 때로는 이렇게도 찾아온다. #추천곡 : Tatiana Eva-Marie & Avalon Jazz Band - Si Tu Vois Ma Mere (Sidney Bechet)

#경기 포천시 정해지지 않은 곳..

경기도 포천시 정해지지 않은 곳.. 욱공백 아름다움이 원숙한 이에게도 곱다란 설렘이 있다면 이런 때일 것이다. '공교로이 마주한 아리따움' 스치듯 지나가버린, 내게는 차마 각광받지 못했던 것들이 우연히 시선에 담기는 때에, 반란을 일으키기에는 충분하였다. 방심한 찰나에 무심히 떠나려고 한 흰빛의 아름다움들, 어쩌면 이는 누군가 내게 아름다움을 가장한 찰나의 소중함을 건내러 온 것인지 모른다. #추천곡 : 이루마 - May Be

#경기 포천시 신북면 아트밸리로 234

경기 포천시 신북면 아트밸리로 234 욱공백 꽃이 피어오른 듯한 끓는 사랑 누군가의 간절한 소망들 작디 작은 은은한 꽃봉오리 이슬을 뭍히고 찰랑거리는 나뭇가지 무심코 깍아내리진 절벽과 얼어붙은 가람 다사롭고 은은해지는 순간이었다. 사랑하기 위해 간절한 소망을 빌기 위해 작디작은 생명들부터 아름다운 장경을 마음이라는 화폭에 담기위해 모든 순간, 모든 감정, 모든 공간들을 절실히, 너끈히 담아본다. #추천곡 : 이한철 - 산책

#강원 영월군 상동읍 함백산로 426

강원 영월군 상동읍 함백산로 426 욱공백 코끝마저 봉숭아물이 들게 만드는 칼칼한 바람 하얗게 피어오른 이파리와 나뭇가지 그리고 그 가운데 자그만한 푸르디 푸른 청록, 벌벌 떨려오는 공간에서도 이들은 숨을 쉬는 것 같다. 아름답고 고요하게, 찬란하게 시간이 멈춘 듯 정적만이 흐르는 이 곳은 칼칼한 바람소리, 숨 쉬는 나무, 백색 그리고 우리만 존재할 뿐이었다. 그렇다. 내게는 온전히 누군가를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추천곡 : 정준일 - 첫눈

#전북 군산시 경촌4길 14

전북 군산시 경촌4길 14 욱공백 누군가에겐 소란스럽기만 하였을 이 곳이 누군가에겐 소란스러운 즐거움이 되어주고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버려지거나 변해가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잘못된 것만은 아니라고 한 공간 한 공간마다 내게 속삭여주고 있다 철없이 말뚝박기만 할 나이를 지나 서른 즈음에, 많은 것을 버리며 변해오고 있는 지금 이곳처럼 나쁘지 않은 성숙이길 바래본다 #추천곡 : 마이로티 - 눈 내린 철길(A Snow Railway)